[애버그린스토리--일상이야기]

고마워요! 이 말 한마디가 그리 어려운 건가요?

 

 

 

약 일주일전, 병원에서 퇴원 후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길을 나섰다.
이런저런 시간을 합치면 집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2시간20분..........
몸이 건강하다면야 솔직히 2시간 내외거리를 대중교통 이용하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이날은 살짝 긴장 중.

짬짬이 걷기 운동 중이였지만 30분 이상 걷거나 서 있는 건 아직 무리였기 때문이다.
자가운전을 하면 좀 빠르긴 한데~
음...운전도 1시간을 넘기면 아직까진 좀 무리..... 길이라도 막히는 날엔 답이 없다.

 

 

 

수술 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가 생각보다 길다.
수술부위를(배)를 감싸주는 복대를 안 보이게 입은 후 셔츠로 마무리 코디를 하니 감쪽같다.

 아픈 사람으로 안 보인다. ㅎㅎ 기분은 좋다.^^

 

 

 

오전 9시 전철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물론 빈자리는 없었다. 외관상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 누군가 자리를 양보해줄 리는 없다.
9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뭐 이리 많은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표현하자면
다리를 살짝 들어 버리면 다시 그 발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

난 그렇게 1호선, 9호선, 3호선을 번갈아 탔다.
참.......병원 멀다....... 이렇게 멀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만 타면 드디어 병원에 도착.
어....그런데 비가 온다!!! 아 정말 힘들고 기운 없는데~
검사 때문에 쫄쫄 굶은 데다가 모처럼 전철을 탔더니 힘도 들고 우산 들기가 귀찮아진다.

이런 하잖은 것들이 힘들게 느껴지다니.. 참.....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다.

병원 셔틀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대 만원이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새치기가 기본!!(물론 모든 노인분이 그런 건 아니다)

병원 관계자가 줄을 서라고 말하자 새치기 어르신 말하길~
아픈 사람이 줄을 어떻게 서냐며 역정을 내신다.
이에 병원 관계자가 말하길....
"할아버님..... 여기 줄 서계신분 대다수가 아픈 분들이에요~" 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르신은 묵묵히 새치기를 감행하셨다. ㅠㅠ
참 대단하시다....


순간 욱 해서 나도 모르게 "어르신..... 나도 아픈 사람이거든요~!!"라고 소리칠뻔했다.
몸이 아프니 이상하게 참을성도 사라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러다가 괴팍한 중년 남자 될 거 같다. 빨리 나아야지 진짜 답이 없다.

 

 

병원 셔틀버스는 대만원 더이상 탈 곳이 없어 보임에도 끝까지 올라타시는 분들이 계시다.
저래서야 오늘 중에 버스가 출발 할련지 의문이들기시작......
40대쯤으로 보이는 한 남성분 앞문 끝자락에 위태위태하게 매달리신다.
위험하니 다음 차를 이용하라는데도 끝까지 버스에 매달리신다.
난 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람은 안 아픈 사람인가 보내? 힘도 좋아~


병원관계자와 버스 기사님이 타 지말라고 몇 번이나 소리치니 그제야 그 중년 남자분은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곤 하는 말.....
"아~난 우산도 없는데........."
중년 남자분 우산이 없어 비 맞을까 봐 그리 필사적으로 버스에 매달렸나 보다.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측은하다.
난 슬며시 옆으로 가서 우산을 씌어주었다. "저기요~ 저랑 같이 쓰세요~"

그렇게 다음 버스가 올 때 까지 난 그 중년 남자분에게 우산을 씌어 주었다. 사실 난 솔직히 우산을 접고 싶었다.
너무 힘들고 아팠기에........ 그렇다고 우산 좀 대신 들라 하기도 뭐하고.... 참 난감하더라~
그렇게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버스가 왔다.
셔틀버스의 문이 열리자 그 중년 남자분 잽싸게 뛰어올라 버스에 타더라~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난 솔직히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해줄 줄 알았다.
솔직히 그 말 안 들어도 그만이다. 고맙단 말 한마디 들으려고 우산을 씌워준 건 아니니까
하지만, 난 그날 그 순간 만큼은 꼭 고맙다는 그말이 듣고 싶었다.
왜냐? 나 정말 정말 아팠거든......
그렇지만 참았거든 그 중년 남자 비에 옷젓을까봐................

 

어느 공익광고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같이 사는 사회라고~
이런 게 같이 사는 사회면 난 차라리 혼자 살란다............
같이 사는 사회 그거 생각보다 어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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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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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9 12: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