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그린 스토리--일상생활 편]

선생님의 제자 사랑이 아들의 마음을 열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중학생인 아들 녀석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메모지에 무언가를 써내려가고 있더군요.

메모지에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선물을 줄 선생님명단이라 하는 겁니다.

 

 

 

                            

 

 

아니 명단이라니? 이건 뭐 뇌물도 아니고~ 하도 궁금해서 메모지를 보았더니

기가, 도덕, 영어, 등~이렇게 과목별로 분류가되어있더군요~

하여 제가 물었습니다.

 

"네가 선물을 드릴 선생님명단의 기준은 뭐니?"라고 말이죠?

 

이에 아들이 말하길~ 

"나의(아들) 이름을 기억하고 한 번이라도 이름을 불러주시는 선생님이요~"라고 하더군요~"

 

 

전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름이야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이름에 저리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하고 말이죠.

 

전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들아~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데?"

 

아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청나게 중요해요~ 이름을 기억하고 블러준다는 것은

 선생님이 나를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뜻이거든요!!"

 

아들의 말을 듣고 보니 전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이 수많은 학생들의 이름을 다 외운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많은 학생들 중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준다는 것

아주 소소한 일일수도 있지만

학생입장에서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은 명단을 최종 작성한 후 선물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뭐 대단히 과한 선물은 아니고 아주 조그마한 장미 비누였지만~

 

 

 

 

자신의 용돈으로 선물을 사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는 기쁨의 표정이랄까요? 그런 게 느껴 졌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

"이 정도면 뇌물 축에는 들지 않겠지?"라 하며 미소를 띠는 모습에 은근 저도 뿌듯 하면서도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제자가 선생님에게 주는 선물도 뇌물인지 아닌지를 생각해야 하는

일종의 자기검열을 하는 모습에서는 찹찹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아들은 수학여행을 떠났습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아들은 느닷없이 선물을 하나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갑자기 왜? 의아해서 명단에 빠진 선생님이라도 있는 거냐 물었더니

체육 선생님을 빼먹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체육선생님이 너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었니?"라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수학여행 당일 담임선생님이 몸이 아파서 체육선생님이 대신 아들의 반을 인솔하셨는데,

아들이 숙소에서 돈을 분실했었다는 겁니다.

동 시간대 아들의 방에서 세 명이 돈을 분실했고 옆방에서 한 명이 돈을 분실했다는 겁니다.

 

아들은 이 일을 바로 체육 선생님에게 말을 했답니다.

이에 선생님은 같은 방을 쓰는 친구가 그랬을 확률이 높다면서 CCTV를 확인해 보겠다 하셨답니다.

아들은 같은 방 친구들은 모두 동시에 방을 나온 뒤 문을 잠갔다며 친구들은 절대 아닐 거라 말했다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체육 선생님은 돈을 분실한 학생들에게 돈을 찾았다며

아이들에게 돈을 돌려주었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아들에게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면서

"사 만원 분실했다고 했지? 여기 오만 원 줄 테니 만원은 나중에 선생님 갖다 주면 된다" 하셨답니다.

 

그렇게 범인은 잡은 줄만 알고있었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옆 반에 돈을 분실한 학생 한 명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것은 결론적으로 범인은 찾지 못했다는 증거?

만약 범인을 찾았다면 아들에게 사만 원만 주셨을 텐데 거스름돈이 없어 오만 원을 주신 것도 이상했고,

 또 옆반학생은 담임선생님에게 돈을 받지 못했다는걸 보면

아무래도 체육 선생님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돈을 분실한 학생들에게 돈을 준 것으로 보이더군요.

체육 선생님은 나름 여러 생각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CCTV에 누군지 안 찍혔거나 설사 찍혔다 하더라도 기분 좋게 나들이온 수학여행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모든 학생들의 기분을 망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들 등등 말이죠~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멀리 볼 때 참으로 현명하신 선생님 같습니다.

 

학교에서 단체여행을 가면 돈을 분실하는 사건이 한 두 번씩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선생님이 어떻게 대처 하느냐가 학생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단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어릴 적 수학여행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은 참으로 암울했습니다.

돈을 잃어버린 학생이 나타나자 우리는 범인이 자수할 때 까지 단체기합을 받아야했고

돈을 잃어버린 아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왕따 아닌 왕따의 신세로 전락해버렸던 기억~

 

아마도 체육 선생님은 이런 것을 미리 감지하시고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학생들에게 돌려주었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되네요.

 

아들도 이런 뜻을 알았는지 수학여행에서 오자마자 바로 선생님 선물을 산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요즘 매체를 통해보면 스승과 제자 간의 사이가 예전만 못 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접합니다.

허나 전 요즘 모든 선생님이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삼 느끼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긴 글 읽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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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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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고 있었을텐데 아이들 기분 상할까봐 일부러 그렇게 하셨는지도..
    커서 생각해보면 아주 오랫동안 생각나겠네요..

    2012.05.14 14: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5월은 참 여러가지 의미있는 날이 많으네요..ㅎㅎ

    2012.05.14 14: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내일은 스승의 날이군요... 스승의 은혜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이 되어야겠습니다 ^^

    2012.05.14 16: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런 모습은 훈훈하네요.
    저희도 물건이나 돈을 잃어버리면 범인이 나올때까지 기합을 받았는데...

    2012.05.14 17:25 [ ADDR : EDIT/ DEL : REPLY ]
  6. 좋은 선생님이 많이 계실텐데 좀처럼 만나긴 힘들더라구요..
    이렇게 멋진 선생님들이 좀 더 많이 계셨으면 좋겠네요..^^

    2012.05.14 17: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학창시절 생각이 나는군요.
    잘보고 갑니다

    2012.05.14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멋지네여^^
    이런 선생님들이 많아야 할텐데여^^

    2012.05.14 20: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정말 배려심 많고 생각 깊은 선생님들 많으시네요
    사비를 내기가 쉬운 일은 아닐텐데요. 어쩜..
    선생님들 헤아리는 아이맘도 넘 예쁜데요.
    저는 저때 용돈 모아 선생님께 엽서랑 사탕 선물 했던 기억이 나네요^^

    2012.05.14 2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요새 교육현장이 말이 많은데,
    모두 다 그런건 아닌거 같네요..^

    2012.05.14 22: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도 체육선생님 좋아했어요. 무조건 놀으라고 하셨거든요 ㅎㅎ
    그나저나 스승과 제자사이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엔 무서워하고 대들지도 못했는데 요즘은 뭐 깽값받게 때려봐 이러는거 같아 슬프네요.

    2012.05.15 0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대부분이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이테지요..^^
    근데.. 참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많이도 뵈고..
    혹여나 자기자식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부모들..
    참 악순환의 연속인듯 합니다~

    2012.05.15 03: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센스 잇는 선생님이시군요...
    좋은 선생님도 참 많은데 말이죠 ~
    잘 읽고 갑니다 ^^

    2012.05.15 08: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이러니 저러니 해도..그래도 아직은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당..^^

    2012.05.15 09: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스승의 날'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5.15 1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훈훈한 이야기네요...ㅎㅎ

    2012.05.15 21:26 [ ADDR : EDIT/ DEL : REPLY ]
  17. 인천s중학생

    jw.K 가 부럽다

    2012.05.15 21:38 [ ADDR : EDIT/ DEL : REPLY ]
  18.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2012.05.16 0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보통 사람이 처음으로 인간적인 실망, 상처를 받는 곳이 학교이고 그곳의 우두머리인 선생님이라는
    대상이라고 하죠..
    그만큼 중요한 게 선생님이란 직업 같아요.

    2012.05.17 16: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훌륭하신 체육선생님이시네요.
    사소한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감동과 정서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수도 있는거 같네요.^^

    2012.05.22 06: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신재민 실형 3년6월 선고 “청렴해야할 공무원이..” 이국...

    2012.06.07 16:31 [ ADDR : EDIT/ DEL : REPLY ]